1. 편지 그동안 아픈데 없이 잘 지내셨는지 궁금했습니다 꽃 피고 지는 길 그 길을 떠나 겨울 한번 보내기가 이리 힘들어 때 아닌 삼월 봄눈 퍼붓습니다 겨우내내 지나온 열 끓는 세월 얼어붙은 밤과 낮을 지나며 한 평 아랫목의 눈물겨움 잊지 못할 겁니다 누가 감히 말하는 거야 무슨 근거로 이 눈이 멈춘다고 멈추고 만다고··· 천지에, 퍼붓는 이··· 폭설이, 보이지 않아? 휘어져 부러지는 솔가지들,··· 퇴색한 저 암록빛이, 이, 이, 바람가운데, 기댈 벽 하나 없는 가운데, 아아··· 나아갈 길조차 묻혀버린 곳, 이곳 말이야··· 그래 지낼 만하신지 아직도 삶은 또아리튼 협곡인지 당신의 노래는 아직도 허물리는 곤두박질인지 당신을 보고난 밤이면 새도록 등이 시려워 가슴 타는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