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 줍니다 - 신영복 -그 어디에도 회한의 흔적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애일당 옛터에서 마음에 고이는 것은 도리어 그의 누님인 허난설헌의 정한(情恨)이었습니다. 조선에서 태어난 것을 한하고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하던 그녀의 아픔이었습니다. 그러나 허난설헌의 무덤을 찾을 결심을 한 것은 오죽헌을 돌아나오면서였습니다. 오죽헌은 당신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율곡과 그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를 모신 곳입니다. 사임당은 마침 은은한 국화향기속에 앉아 돌층계위 드높은 문성사(文成祠)에 그 아들인 율곡을 거두어 두고 있었습니다. 율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