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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마을 - 오영수 -

2022.09.26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 갯 마 을 " -- 오 영 수 -- 서(西)로 멀리 기차 소리를 바람결에 들으며, 어쩌면 동해 파도가 돌각담 밑을 찰삭대는 H 라는 조그만 갯마을이 있다. 덧게덧게 굴딱지가 붙은 모 없는 돌로 담을 쌓고, 낡은 삿갓 모양 옹기종기 엎딘 초가가 스무 집 될까 말까? 조그만 멸치 후리(후릿그물.바다 등에 둘러치고 그 두 끝을 당기어 물고기를 잡는 그물)막이 있고, 미역으로 이름이 있으나, 이 마을 사내들은 대부분 철따라 원양 출어에 품팔이를 나간다. 고기잡이 아낙네들은 썰물이면 조개나 해조를 캐고, 밀물이면 채마밭이나 매는 것으로 여는 갯마을이나 별 다름 없다. 다르다고 하면 이 마을에는 유독 과부가 많은 것이라고나 할까? 고로(古老)들은 과부가 많은 탓..

한국단편문학 2022.09.25

성황당 - 정비석 -

2022,09,26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 성 황 당 " -- 정 비 석 -- "제에길 뭘 허구 송구(아직) 안 와!" 순이는 저녁밥 짓는 불을 다 때고 나서, 부지깽이로 닫힌 부엌문을 탕 열어젖히며, 눈 아래 언덕길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아래로 뻗은 길에는 사람은 커녕 개새끼 하나 얼씬 하는 것 없었다. 한참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던 순이는 다시 아까와 같이 중얼거리면서 부엌 바닥을 대강대강 쓸어, 검부러기를 아궁에 지펴 넣는다. 그리고 나서 이번에는 빗자루를 든 채 뜰 아래로 나서더니, 천마령(天摩嶺) 위에 걸린 해를 쳐다본다. 산골의 해는 저물기 쉬웠다. 아침해가 앞산 위에 떴나 보다 하면, 벌써 뒷산에서는 해가 저물기 시작하였다. 그러기로 신새벽에 집을 나갈 때에 그렇게나 신신당부를 했..

한국단편문학 202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