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하 3

태평천하 (太平天下) 하 - 채만식 -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 태평천하 (太平天下) " -- 하 -- - 채만식 - 11. 人間滯貨[인간체화]와 동시에 品不足[품부족] 問題[문제], 기타 시방 사랑에서는 일흔두 살 먹은(가칭 예순다섯 살 먹은) 증조할아버지가, 열다섯 살 먹은 애인과 더불어 그러처럼 구수우하니 연애 흥정이 얼려가고 있겠다요. 그리고 안에서는…… 경손이는 아까 안방에서 열다섯 살 동갑짜리 대부 태식이와 같이 싸우며 놀리며 저녁을 먹고 나서는 아랫목에 가 버얼떡 드러누워 딩굴고 있었읍니다. 다른 식구는 죄다 물러가고, 야속히 배짱 안 맞는 대고모 서울아씨와 지지리 보기 싫은 대부 태식이와, 그 둘이만 본전꾼으로 달랑 남아 있는 안방에, 가뜩이나 서울아씨는 추월색으로 아닌 이를 앓고, 태식은 조선어독본 권지일로 귀신이 씨..

한국단편문학 2023.02.15

태평천하 (太平天下) 중 - 채만식 -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태평천하 (太平天下) - 중 - - 채만식 - 6. 觀 戰 記[관전기] 고씨는 그리하여 그처럼 오랫동안 생수절을 하고 살아오다가 마침내 단산(斷産)할 나이에 이르렀읍니다. 여자 아닌 여자로 변하는 때지요. 이때를 당하면 항용 의좋은 부부생활을 해오던 여자라도 히스테리라든지 하는 이상야릇한 병증이 생기는 수가 많답니다. 그런 걸 고씨로 말하면, 25년 청춘을 호올로 늙히다가, 이제 바야흐로 여자로서의 인생을 오늘내일이면 작별하게 되었은즉, 가령 히스테리를 젖혀놓고 보더라도 마음이 안존할리가 없을 건 당연한 노릇이겠지요. 윤직원 영감의 걸찍한 입잣대로 하면, 오두가 나는 것도 그러므로 무리가 아닐 겝니다. 그러한데다가, 자 집안 살림을 맡아서 하니 그 재미를 봅니까. 자식들이라..

한국단편문학 2023.02.08

태평천하 (太平天下) 상 - 채만식 -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 태평천하 (太平天下) " - 상 - - 채만식 - 1. 尹直員[윤직원] 영감 歸宅之圖[귀택지도] 추석을 지나 이윽고 짙어가는 가을해가 저물기 쉬운 어느날 석양. 저 계동(桂洞)의 이름난 장자(富者[부자]) 윤직원(尹直員) 영감이 마침 어디 출입을 했다가 방금 인력거를 처억 잡숫고 돌아와 마악 댁의 대문 앞에서 내리는 참입니다. 간밤에 꿈을 잘못 꾸었던지, 오늘 아침에 마누라하고 다툼질을 하고 나왔던지, 아뭏든 엔간히 일수 좋지 못한 인력거꾼입니다. 여느 평탄한 길로 끌고오기도 무던히 힘이 들었는데 골목쟁이로 들어서서는 빗밋이 경사가 진 20여 칸을 끌어올리기야, 엄살이 아니라 정말 혀가 나올 뻔했읍니다. 28관, 하고도 6백 몸메!…… 윤직원 영감의 이 체중은, 그저께 ..

한국단편문학 202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