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7일 용추계곡 답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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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갓 올라온 깽깽이풀이 눈에 선해서
다시 찾은 용추계곡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어떤 아주머니가 쪼그리고 앉아서
무언가를 찍고 있다.
"으~응 연복초 군요"
" 연복초를 아시네요 "
복수초 다음으로 연달아서 복을 준다는 의미를 담아 연복초라 합니다.
삿갓나물은 얼마나 컷는지 비탈을 올라가 본다.
지난주와 별 차이가 없다.
털고 일어서려는데 눈에 익은 모습이 보인다.
시집갈 때 머리에 쓰고가는 그 고운 족두리.
족두리풀이다. 한약명은 "세신" 이라고 해서 훌륭한 약재로 쓰인다.
꽃은 땅바닥에 붙어서 피는데,
위에서는 보이지 않고 큰절을 해야 볼수있다.
그래서 족두리풀의 수정은, 날아다니는 곤충이 아니고
기어 다니는 곤충들에 의해서 이루어 진다 한다.
한 두장 예쁘게 담고는 일어선다.
계곡을 따라 오르며 얼레지,현호색,노랑제비,둥근털제비,산자고 등등...
그 중에 자주알록제비꽃이 2송이.
분홍색의 수줍은 얼굴을 곱게 단장 하고는 해바라기를 한다.
개체수가 얼마 되지않아 보기 쉬운 아이는 아니라서
그냥 갈 수는 없지. 요모조모 예쁜모습을 담고 싶지만
언덕에 바짝붙어 있는지라, 카메라 방향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정면에서 보는 것과, 45도 아래로 내려서 보는 정도였다.
9교를 지나 얼레지 군락에 다다르니 풍성하게 자란 얼레지가
아주 풍년을 이루었다. 조금 이른 시기 이기는 한데 잘 자라 주었다.
길 가에 꿩의바람꽃이 하얗다.
날씨가 추웠었는지 잎은 축 처지고, 해를 받은 꽃만
밝은 얼굴로 피어있다.
10교를 지나 재작년에 보았던 그 멋진 흰 얼레지를
찾아 보았으나 흔적도 없다.
노오란 눈을 뜨고 지난주보다 키가 훌쩍 커버린
흰털괭이눈이 손짓을 한다.
"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
눈 인사를 주고받고는 예쁜모습을 담아 준다.
" 자! 이곳이 깽깽이풀 자생지 이니까 잘 찾아봅시다.
발 밑을 조심하시고요. 여기는 온통 꽃밭이라서 조심해야 합니다.
얼레지,노랑제비꽃,깽깽이풀,원추리,노루오줌풀,산자고,노루귀...
그래서 발 밑을 조심해야 한다구요. "
"여기 깽깽이풀이 피었네요 "
이곳 저곳 여러곳을 찾았지만 아직은 좀 이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갈길이 멀어 그만 가 본다는 사람들과 헤어진다.
나이가 71 라고 하는데, 부부가 함께 야생화 탐방을 다닌다는게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숲길을 헤쳐 나와 용추천으로 내려 온다.
요즘 봄비가 자주내려 그런지 천(川)의 수량이 넉넉하다.
흐르는 물을 이렇게 저렇게 담고는 일어선다.
조금 나오니 고요한 계곡에 물소리는 들리지 않고,
산새 울음소리만 들리는데
멀리서 사람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소리를 찾아 훤한 곳으로 나오니
아늑하고 푸근한 느낌의 넓은 쑥 밭을 여자 2분이 안방 삼아 주저 앉아,
이제 갓 나오는 쑥을 캐고 있다.
그러면서 무슨 얘기인지 나누면서 깔깔거리며 쾌활하게 웃는데
멀리서 보는 내 마음이 아주 흐뭇하다.
그 쑥밭에서 현호색을 만난다.
이 모습이 좋을까? 저 모습이 좋을까?
앞에 접두어는 모르겠는데, 꽃은 십자화과로
우리네 삶에 익숙한 냉이가 보인다.
발길을 돌려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다.
산을 다 내려오니 하얗고 노란 풍광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하얀 벚과 노란 개나리가 눈앞의 모습을 눈부시게 보여준다.
위에서 보고 내려와서 보고 돌아서서 다시보고
노란개나리, 하얀벚꽃과 한참을 보냈다.
산 아래 누구네 텃밭 옆 자투리땅에 노오란 "애기똥풀이" 환하다.
아직은 이른 시기라고 생각이 드는데,
작년에도 이곳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예쁜 모습을 담아본다.
하루종일 다리품 파느라고 힘들었지만
고생한만큼 보람이 있어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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