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찾아서 - 이순원 - “그럼, 지금 나보고 봉평에 가달라는 겁니까?” 통화 중간 나는 나도 모르게 왠지 화가 나 있었다. 전혀 화를 낼 일이 아닌 데도 그랬다. “꼭 가셔야 되는 건 아니고요. 안 가시고도 쓰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안 가셔도 2박 3일간의 취재비와 취재 수당은 저희가 따로 드리고요.” 그러니까 저쪽 편집자의 말은 웬만하면 거절하지 말고 꼭 좀 써달라는 뜻일 것이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하기 싫으면 그만이긴 하지만, 사실 그런 조건으로 쓰는 원고라면 이제까지 내가 받은 어떤 사보*들의 청탁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처음부터 그 일을 하지 않을 핑계를 찾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