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 - 김동리 - 1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뒷골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대개 숯을 굽는다. 굽지 않으려야 않을 수도 없고 또 동구 앞까지만 가면 참봉네 화물 자동차가 기다리고 있으니 옛날처럼 읍내까지 지고 들어가야 할 수고는 던다 하여, 무슨 큰 유리한 조건이나 되는 것처럼 모두들 생각하는 편이었다. 오늘도 그들은 동구 앞까지 숯을 져내고 시방 굴로들 돌아가는 길이었다. “뒷실 어른은 몇 짐 져냈능교?” 젊은이가 묻는다. “나아이? 난 넉 짐…… 자네는?” “나요? 난 다섯 짐요.” 그들은 갈림 길에서 갈리었다. 해는 산마루에 걸려 있다. 뒷실이는 젊은이와 갈리어 숯굴까지 왔다. 굴 안에는 벌건 불이 타고 있다. 그는 숯굴 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