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까닭 /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완화삼(琓花衫)/조지훈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 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완화삼(莞花衫)의 뜻은 "꽃무늬 적삼을 즐긴다는 뜻으로,
꽃을 보고 즐기는 선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나그네 / 박목월 (완화삼의 답시)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청노루 / 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淸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 가는 열두 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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