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가경
晩秋佳景 늦가을에 나무 틈 사이를 지나온 햇빛이, 냇물에 부딛혀 부서져 내 눈을 부시게 했습니다. 소리없이 흐르는 냇물은 그냥 제 갈길만 갔을 뿐이고. 언덕을 오르다 바라 본 먼 산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서서 가을의 제 모습을 갖추어 가고, 산속, 암자의 정문을 지키며 서 있는 감나무, 지난 여름에 정성을 다해 키워온 결실들을, 힘에 겨운듯 늘어진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의 한 장면을 애써 연출 이라도 하는듯 했습니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쌓여진, 암자에서 내려오는 구부러진 길. 만추(晩秋)의 모습을 넉넉히 담았고 바람에 눈 내리듯 날리는 낙엽, 뒹구는 낙엽이, 세월의 무심함을 일러 주는듯....... 그렇게 가을은 깊어만 갔습니다. 2009. 11. 7 양산 통도사 안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