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사금(月謝金) - 강경애 - 어느 날 아침. 이천여 호나 되는 C읍에 다만 하나의 교육기관인 C보통학교 운동장에는 언제나 어린 학생들이 귀엽게 뛰놀고 있었다. 금년 열 살 나는 셋째는 아직 커텐도 걷지 않은 컴컴한 교실에 남아 있어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난로에 불은 이글이글 타오른다. 그리고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는 물 끓는 소리가 설설한다. 밖에서는 여전히 애들의 떠드는 소리 싸움하는 소리가 뚜렷이 들려온다. 마침 손뼉 치는 소리와 함께 “하하” 웃는 소리에 셋째는 얼핏 창문 켠으로 가서 커튼을 들쳤다. 눈허리가 시큼해졌다. 밖에는 함박꽃 같은 눈이 소리없이 푹푹 쏟아진다. 그리고 저켠 울타리로 돌아가며 심은 다방솔 포기며 아카시아 나무엔 꽃이 하얗게 송이송이 피었다. 운동장 가운데는 눈사람이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