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경작생 - 박영준 - "얘--- 나 한 마디 하마." "얘--- 얘 기억(記憶)이 보구 한 마디 하래라. 아까부터 하겠다구 그러던데---." "기억이 성내겠다. 자--- 한 마디 해 보게." 한참 소리를 하는데 이런 말이 나와 일하던 손들이 쥐었던 벼 포기를 놓았고, 모든 눈이 기억의 얼굴로 모이었다. 목청이 남보다 곱지 못하다고 해서 한 차례도 소리를 시키지 않은 것이 화가 났던지 기억이는 권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목소리를 다 빼어 소리를 꺼냈다. 온갖 물은 흘러 나려두 오장 썩은 물 솟아만 오른다. 같은 논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기억의 미나리곡에 합세하여 다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