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4
" 해 좋고, 바람 불어 좋은 날 "
오늘은 일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늦은 아침을 먹는다.
" 오늘은 해가 너무 좋다. 산에나 갈까 ! "
가방을 주섬주섬 챙기고는 문을 나선다.
지금 시간이 12시 30분
" 계곡을 올라 산을 넘어 오면 되겠네. 쉬엄 쉬엄 갔다오지. "
버스를 기다리며 하는 생각이다.
제일 먼저 초록풀밭에, 파란 얼굴을 한 큰개불알풀이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소복하게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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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꽃 중에 작은 꽃 앉은뱅이랍니다."
서양민들레도 씩씩하게 노란 얼굴을 보여준다.
광대나물도 한 두개체가 보인다.
하나하나 찬찬히 얼굴을 대하고 일어선다.
계곡 입구에는 벌써 하산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용추천 에 이르니 종지나물(미국제비꽃)이
밭을 이루어 떼로 모여 산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어린잎을 삶아 나물로 먹고 겉절이로 먹는다.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하며, 꽃은 꽃전을 만들어 먹는다.
몇 년 전, 누군가 꽃을 심어 놓은게 퍼져서 밭이 되어 버렸다.
현호색이 목 좋은 곳에 다보록하게 터를 잡고 앉아서 인사를 한다.
개별꽃도 이젠 기세가 대단하다.
그옆 암벽 밑에 세잎양지꽃이 얼굴을 보인다.
개별꽃이랑 섞여서, 이쁜 모습을 담지 못해 미안한 생각이 든다.
" 이야 ! 연복초가 벌써 꽃을 피웠네 "
복수초의 뒤를 이어 복을 준다는 연복초(連福草)다.
다년생풀로 꽃이 너무 작아서, 얼굴 담기가 쉽지만은 않다.
" 너두 나왔구나 "
자주알록제비꽃이 손 흔들며 나를 반긴다.
" 봄 ! 하면 제일먼저 진달래,개나리 아닌가 ?
그렇지 ! 참꽃(진달래)을 보았는데 그냥 가면 안되지. "
개중에 모델 하나 선정하고 접사를 하는데
바람이 살랑 불어 나무가 흔들려서,
진달래 얼굴 보기가 꽤나 어렵다.
다람쥐가 꼬리치며 달아나고 까마귀가 깍깍 우는데,
산길을 오르는 내 발걸음에도
손녀한테 배운 노래가 곁들인다.
" 너하고 나는 친구되어서 사이좋게 지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 꼭! 약속해 ! "
" 싸움 하면은 친구 아니야 사랑하며 지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 꼭! 약속해 ! "
" 맛있는 것은 나눠먹으며 서로 돕고 지내자.
새끼손가락 고리 걸고 꼭! 꼭! 약속해 ! "
비탈진 곳에 낯익은 아이가 보인다.
" 또 알록인가 ? 음 ! 고깔이구나 "
고깔제비꽃은, 사는곳이 비탈 이어서 그런지
용트림을 쓰며 나오는것 같다.
(잎이 처음 나올때 고깔 모양을 하고 나와서 고깔제비꽃이라 한다.)
무너진 7번다리를 지나 오르는데 남산제비꽃이 한눈에 들어온다.
" 그래 너도 참석은 해야지, 자~아 ! 고개 들고 여기를 보세요 "
예쁘게 한 두컷 담고는 일어선다.
주변에는 계속해서 봄꽃들이 손 흔들고 있었지만
일일이 다 아는 척 할수는 없고
모델이 될만한 꿩의바람꽃 앞에서 주저 앉는다.
지난 주에도 많이 담았지만......
" 얼레지 "
지금 이 곳은 계곡이라 산그늘에 드리워 그늘이 졌는데,
목 좋은 곳에 한 아이가 눈에 들어 온다.
자세를 잡고 카메라 준비하고 인적이 있기만을 기다린다.
잠시 뒤 ......
순간을 담아야 하기에,
놓치면 안되니까,
준비 하시고 ~
그렇게 해서 얻은 아이(얼레지)들이다.
땅바닥에 바짝 붙어 노란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는 " 흰털괭이눈 "
지난주 보다 훌쩍 자라 키가 우뚝하다.
" 그래 ! 얼른 커서 아들 딸 낳고 내년을 기약 해야지 "
잘 되라는 다짐을 한 마디 하고는 일어선다.
능선을 넘어 산을 거의 다 내려왔는데
노오란 개나리가, 불이 붙었다.
" 누가 먼저 찍을래 ? 누구부터 찍어 줄까 ? "
두서 없이, 순서 없이, 그냥 보이는대로, 맘껏 담는다.
웬지 모르게,
나도 오늘은 " 개나리 "가 좋다.
한참을 개나리와 놀다가, 출렁다리를 지나 내려온다.
소가 잘 먹어서 제 이름이 되었다는 쇠뜨기가 보인다.
전국의 산과 들 양지바른 곳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며,
그 옛날에는 구황식물로 민간에서는 생식줄기를 나물로 먹고,
영양줄기는 약재로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여기 사진은 생식줄기로, 건드리면 포자가 바람에 날린다.
그 후에 영양줄기가 따로 나와 초록으로 제 모습을 보인다.
25번 국도 다리 밑을 지나 비음로 55번길 따라 내려온다.
늦은오후 그늘이 지어 어둑한 과수원 텃밭에 광대나물이 한창이다.
빛은 없었지만 카메라를 잡는다.
한 컷, 두 컷 잘 나오리란 생각으로 셔터를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