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에 관한 망상 - 김원일 - 1 모든 강은 바다로 이어졌다. 강의 하구에는 흙과 모래가 쌓인 삼각주가 있었다. 연장 54킬로미터의 동진강은 동해 남단 바다와 닿았다. 강 하구는 물살이 완만했고 민물과 짠물이 섞였다. 수심 얕은 수초 사이가 산란에 적당하기에 물고기가 모였다. 새우 무리와 조개 무리, 민등뼈동물도 모여들었다. 철새와 나그네새도 삼각주에서 주린 배를 채우며 날개를 손질하곤 떠났다. 나는 강 하구의 얕은 언덕에 앉아 있었다. 삼각주와 바다가 잘 내려다보였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강 하구에서 갈매기들이 날아올랐다. 갈매기들이 날개깃을 쳐대자 그 수다로 조용하던 개펄이 소란해졌다. 갈매기들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