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향 2

물레방아 - 나도향 -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 물레방아 - 나 도 향 - 1 덜컹덜컹 홈통에 들었다가 다시 쏟아져 흐르는 물이, 육중한 물레방아를 번쩍 쳐들었다가 쿵 하고 확 속으로 내던질 제, 머슴들의 콧소리는 허연 겻가루가 켜켜 앉은 방앗간 속에서 청승스럽게 들려 나온다. 솰 솰 솰, 구슬이 되었다가 은가루가 되고 댓줄기같이 뻗치었다가 다시 쾅 쾅 쏟아져 청룡이 되고 백룡이 되어, 용솟음쳐 흐르는 물이 저쪽 산모퉁이를 십 리나 두고 돌고, 다시 이쪽 들 복판을 오 리쯤 꿰뚫은 뒤에 이 방원(芳源)이가 사는 동네 앞 기슭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 위에 물레방아 하나가 놓여 있다. 물레방아에서 들여다보면, 동북간으로 큼직한 마을이 있으니 이 마을의 가장 부자요, 가장 세력이 있는 사람으로 이름을 신치규(申治圭)라고 부..

한국단편문학 2022.12.06

벙어리 삼룡이 - 나도향 -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 벙어리 삼룡이 " -- 나도향 -- 1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한 때이니까 지금으로부터 십사오 년 전 일이다. 지금은 그곳을 청엽정(靑葉町)이라 부르지마는 그때는 연화봉(蓮花蜂) 이라고 이름하였다. 즉 남대문에서 바로 내려다보면은 오정포(午正砲) 가 놓여 있는 산등성이가 있으니, 그 산등성이 이쪽이 연화봉이요, 그 새에 있는 동네가 역시 연화봉이다. 지금은 그곳에 빈민굴이라고 할 수밖에 없이 지저분한 촌락이 생기고 노동자들밖에 살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으나 그때에는 자기네 딴은 행세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집이라고는 십여 호밖에 있지 않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대개 과목밭을 하고 또는 채소를 심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콩나물을 길러서 생활을 하여 갔었다. 여기에 그중 큰 과..

한국단편문학 202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