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봄과 따라지 - 김유정 -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옴츠러졌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 보니 여기가 근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행길에 삐쭉 섰는 전봇대에다 비스듬히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비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내려놓은 다음 그 팔을 뒤로 젖혀올리고 또 바른팔로 다는 그 팔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본디는 이래야 원 격식은 격식이로되 그러나 하고 보자면 손톱 하나 놀리기가 성가신 노릇. 누가 일일이 그러고만 있는가.\ 장삼인지 저고린지 알 수 없는 앞자락이 척 나간 학생복 저고리. 허나 삼 년간을 내리 입은 덕택에 속껍데기가 꺼칠하도록 때에 절었다. 그대로 선 채 어깨만 한번 으쓱 올렸다. 툭 내려치면 그뿐. 옷..